안녕하세요. 키갈남입니다 😊
이제 문순득의 여정은 정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.
류큐와 여송국(필리핀)을 지나,
그는 드디어 대륙인 청나라에 발을 딛고,
또 다른 세계의 문, 마카오를 체험하게 됩니다.
그는 이 땅에서 행정 체계, 금융 시스템, 다문화의 공존,
그리고 ‘자기 정체성’에 대한 물음과 마주하게 되죠.

🧭 대륙에 도착하다 – 복건성의 관문
여송국에서 선박을 통해 이송된 문순득은
청나라의 **복건성(福建省)**에 도착합니다.
그곳은 조선보다 훨씬 조직적인 행정 체계와
엄격한 법치 질서가 적용되는 공간이었습니다.
📌 도착하자마자 그는 관청에서 심문을 받습니다.
“너는 누구인가? 왜 여기 왔는가?
어디서 출발했고, 왜 표류했는가?”
문순득은 자신의 여정을 더듬어 설명하며
‘국적을 가진 사람’으로 스스로를 증명해 나갑니다.
이제 그는 단순한 표류자가 아니라,
국가와 세계를 연결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가고 있었죠.
⚖️ 조선과 다른 ‘질서의 나라’
청나라 복건성에서 문순득이 목격한 풍경은
그의 사고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았습니다.
항목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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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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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나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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행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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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방 단위 처리, 유교적 통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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표류인 등록 절차, 송환 관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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복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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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교 예법 강조, 상하 구분 명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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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주복, 다양한 민족 의상 혼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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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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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자문어 위주, 사대 중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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관화 중심, 소수 언어 혼용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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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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쌀 중심, 화폐 유통 적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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은화 유통, 세금 징수 시스템 정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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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‘질서와 통제’가 일상인 사회에서
자신의 위치와 조선이라는 나라의 위상을 상대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.
⛪ 마카오에서 마주한 서양
복건성에 머무르던 중, 문순득은
남쪽의 항구 도시, 마카오로도 이동하게 됩니다.
당시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지배 아래 있었고,
**중국식 질서와 유럽식 문명이 섞인 ‘문명의 교차로’**였죠.
📌 거리에는
- 서양 선교사
- 포르투갈 상인
- 중국계 무역상
- 동남아계 노동자
- …그리고 성당과 시장, 은화와 가톨릭 미사가 어우러져 있었습니다.
🐓 닭 모형이 있는 성당, 그리고 서양의 신
문순득은 마카오의 유서 깊은 성당을 마주합니다.
그 성당 첨탑 위에는 수탉 모형이 얹혀 있었는데,
그 상징을 몰랐던 그는 “왜 닭을 저렇게 높이 두었을까”라고 생각했죠.
훗날 정약전은 이를 듣고,
**“베드로가 닭 울기 전에 세 번 예수를 부인했다”**는
기독교 교리를 유추해 기록해둡니다.
📌 이는 『표해시말』이 종교적 상징과 문화 해석을 함께 담고 있는 독특한 기록임을 보여줍니다.
💰 시장, 화폐, 은화… 조선이 몰랐던 세계
마카오의 시장은 복잡하고 활기찼습니다.
- 금화, 은화, 동전이 거래되며
- 상품의 가치는 **‘쌀’이 아니라 ‘돈’**으로 정해졌고
- 상인들은 금융 상인을 통해 환전, 대출, 보관을 했습니다.
📌 문순득은 말합니다:
“백성은 돈을 모르고, 상인은 법보다 은화를 믿는다.”
그가 본 것은
**‘조선에는 없던 자본주의의 단서’**였던 셈이죠.
이는 이후 정약용의 『경세유표』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.

📚 문화의 바다에서 정체성을 묻다
마카오는 세계인이 모이는 항구였습니다.
그곳에서 문순득은 자신이
- 조선에서 온 사람인지,
- 표류한 한 인간인지,
- 세계 속의 작은 점인지
- 반문하게 됩니다.
그리고 그 경험은 정약전이 글로 적어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되죠.
📌 『표해시말』은 단순한 표류기가 아닙니다.
**“조선인의 시선으로 기록한 세계 인문학 텍스트”**이자,
한 사람의 존재를 세계 앞에 서게 한 증언서입니다.
🔜 다음 편 예고
📍 5부: “돌아오다” – 조선으로의 귀환과 재조선화
세계의 풍경을 눈에 담은 문순득,
이제 고향 조선으로 돌아갑니다.
하지만 조선은 그를 어떻게 맞이했을까요?
"불행이라 여긴 유배와 표류는, 천명이 숨겨놓은 만남의 포석이었으니 — 인간사 새옹지마란 결국, 그 끝에 가서야 비로소 이름을 얻는다."
🔖 요약
항목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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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용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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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역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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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나라 복건성, 마카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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특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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법과 행정 체계, 동서양 문명의 만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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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요 경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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관청 심문, 송환 절차, 성당 건축과 기독교 상징, 화폐 경제 충격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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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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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선인의 시선으로 본 세계의 질서, 종교와 자본을 처음 마주한 인문학적 충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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